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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봉평 이효석문학관] 흐븟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메밀꽃 필 무렵 찌푸린 하늘은 횡성을 지나 평창 나들목을 지날 즈음 서서히 화창해집니다. 봉평 가는 걸 알기라도 했을까요, 봉평장에 도착해서는 겉옷을 벗을 정도였습니다. 봉평장은 2, 7일 열리는데 춘천 풍물시장과 날짜가 같습니다. 서둘러 봉평5일장 구경을 마치고 이효석문학촌으로 향합니다. 봉평은 싱그러움이 가득합니다. 몇 해만인가요, 다시 찾은 이효석문학관은 오늘따라 더욱 정갈해 보입니다. 전시실 관람에 앞서 이번에는 그의 문학과 생애를 다룬 영상부터 시청합니다. 오래된 화질이 아쉬웠지만 가산(可山) 이효석의 삶을 다시 한번 엿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Scene 1 처녀는 울고 있단 말야. 짐작은 대고 있었으나 성서방네는 한창 어려워서 들고날 판인 때였지. 한 집안 일이니 딸들에겐 걱정이 없을 리 있.. 2022. 5. 23.
[영화-카사블랑카] “오늘은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 “그대의 눈동자에 건배!” 영화 ‘카사블랑카’에서 릭(험프리 보가트)의 유명한 대사입니다. 무려 1949년 작품임에도 버버리 깃을 세운 험프리 보가트의 멋진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 대체 불가였던 잉그리드 버그만의 아름다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줄거리 2차 대전으로 어수선한 프랑스령 모로코, 미국인인 릭(험프리 보가트)은 암시장과 도박이 판치는 카사블랑카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미국으로 가기 위해 비자를 기다리는 피난민들 틈에 섞여 레지스탕스 리더인 라즐로(폴 헨라이드)와 아내 일자(잉그리드 버그만)가 릭의 카페를 찾습니다. 일자는 릭의 옛 연인이었습니다. 라즐로는 릭에게 미국으로 갈 수 있는 통행증을 부탁하지만 아직도 일자를 잊지 못하는 릭은 선뜻 라즐로의 청을 들어주지 못합니다... 2022. 5. 23.
[산책-평창 무이예술관] 세월의 흔적도 작품이라면... ‘폐교’에서 만나는 열린 공간의 아름다움 ‘평창 무이예술관’은 지난해에 와서 천천히 둘러보고, 예술관에 있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겼던 곳입니다. 오늘은 ‘조각공원’에서 잠깐 산책이나 할 생각으로 들어갑니다. 정상적으로 관람하려면 여유를 갖고 천천히 둘러보길 권합니다. 필요하다면 노트도 준비하시고요. 오늘은 부담 없이 산보하듯 조각공원을 둘러봅니다. 세월의 흔적은 철제 작품에 흐르는 녹물로 나타납니다. 그조차 작품의 하나입니다. 조각공원은 보고, 만지고, 느끼는 싱그러운 자연 속 자유로운 예술공간입니다. 평창 무이예술관은 조각공원, 무이도방, 조각실, 메밀꽃 화실, 서예전시실, 서양화 전시실, ART SHOP, 층층나무찻집, 장작가마실, 무대 ‘창’, 숨은그림찾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나는 길.. 2022. 5. 23.
[불고기-뚜레한우] 내공 깊은 집, 맛 걱정 필요 없어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기 오후 서너 시가 되면 간식이 생각나야 하지만 오늘은 유독 배가 고픕니다. 점심으로 먹은 막국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죠. ‘차라리 분식점에서 먹는 게 나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식당에서는 메뉴판의 맨 위의 것을 선택하라’, ‘주차장에 차가 많은 집에 들어가라’는 등 잘난 체했던 게 머쓱할 정돕니다. 춘천IC에서 가까운 ‘뚜레한우’를 찾았습니다. 이 집은 갈비탕과 불고기를 자주 먹었던 곳이고, 맛도 인정받는 곳이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공이 있는 집이니까요. 잘 먹고 나오는 길에 스지 한 팩도 샀습니다. 불고기 한 상이 차려집니다. 저녁시간이 아님에도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붐빕니다. 김치와 깍두기, 무생채 등 기본 반찬과 푸짐한 소불고기가.. 2022. 5. 23.
[1컷] “모밀인가? 메밀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모밀꽃 필 무렵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있는 이효석문학관을 찾았습니다. 전시관을 둘러보다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그동안 ‘메밀꽃 필 무렵’으로 알았는데 전시관에 진열된 책에는 ‘모밀꽃 필 무렵’으로 되어 있습니다. ‘메밀’인지 ‘모밀’인지 잠깐 헷갈립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메밀’이 표준어, '모밀'은 방언으로 나와 있습니다. 19세기까지 ‘모밀’로 쓰였지만 20세기에 표준어 규정에 따른 모음의 변화로 ‘메밀’이 되었다고 합니다. 날씨가 더위지면서 시원한 것을 찾는 분 중에는 “소바(そば)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데 소바는 메밀을 뜻하는 일본말입니다. 오뎅이 아닌 어묵을 쓰듯 고쳐 써야 할 부분입니다. 심한 경우는 “메밀소바 먹으러 가자”도 있는데 이는 “메밀메밀 먹으러 가자”는 뜻이 됩니다. 우리는.. 2022. 5. 23.
[영화-기생충]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극과 극의 삶을 사는 두 가족의 신선한 스토리 “같이 잘 살면 안 될까요?”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영화 ‘기생충’에서 너무나도 유명한 명대사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를 외치며, 기정이가 위조해 준 입학증명서를 들고 영어 과외에 나서는 기우.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기우네 가족은 서로를 향해 계획을 묻고,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 질문하지만 막상 제대로 된 계획은 아무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너,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지 아니? 무계획이야. 무계획” 서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치켜세우고, “○○이가 계획이 있다고 하니까 ○○이만 믿고 가자!”는 식으로 ‘계획’을 중요시하지만... 계획대로 착착 흘러가는 것 같던 일들도 결국 “너,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지 아니? 무계획이야. 무.. 2022. 5. 22.
[영화-라디오스타] 언제 봐도 가슴 따듯해지는 영화 “언제나 나를 최고라고 말해준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없어 별은 다 빛을 받아서 반사하고 있는 거야 88년도 가수왕 최곤, 매니저 속도 모르고 또 사고! 명곡 ‘비와 당신’으로 88년 가수왕을 차지했던 최곤(박중훈)은 그 후 대마초 사건, 폭행사건 등에 연루되어 이제는 불륜커플을 상대로 미사리 카페촌에서 기타를 튕기고 있는 신세지만, 아직도 자신이 스타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조용하나 싶더니 카페 손님과 시비가 붙은 최곤은 급기야 유치장 신세까지 지게 되는데… 일편단심 매니저 박민수(안성기)는 합의금을 마련하러 다니던 중 지인인 방송국 국장을 만나고, 최곤이 영월에서 DJ를 하면 합의금을 내준다는 약속을 받아냅니다. 라디오 DJ로 컴백한 철없는 락스타의 겁 없는 방송 시작 프로.. 2022. 5. 22.
[드라마-스타트업] “힘든 순간? 많아요. 하지만 좋아하는 일...” “아무리 갈증이 나도 바닷물을 마시면 안 되죠.” “비가 올 때까지 버텨야 살아남죠.” ‘스타트업’은 2020년 방영된 tvN 드라마로 한국의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을 꿈꾸며 스타트업에 뛰어든 청춘들의 시작(START)과 성장(UP)을 그린 드라마입니다. 개인적인 일로 잠시 쉴 때 본 드라마속의 몇몇 대사가 극의 흐름을 잊게 할 정도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메모해 둔 주요 대사를 나중에 보니 대본과 조금 차이가 있지만 의미는 같더군요. 신선했습니다. “후회는 선택하는 순간에 오진 않잖아요, 과정에서 오지” “아직 봄이잖아. 천천히 기다리면 가을에 가장 예쁘게 필 거야. 그러니까 너무 초조해하지 마” “답을 찾지 말고 선택을 해요. 무슨 선택을 하든 욕은 먹습니다. 그 욕먹는 걸 두려워하면 아무 결정도 못 해.. 2022. 5. 21.
[닭갈비-비와별닭갈비] “닭갈비, 양배추의 반란이 시작되다!” ‘춘천 = 닭갈비’, 누구 맘대로 이런 공식을 만든 거야! 잘했자나~ 잘했어~ 닭고기와 양배추 - 환상의 만남 숨죽여 지낸 양배추의 반란이 시작되다! 오늘 저녁은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 무작정 먹자골목으로 향합니다. 주말이니 지역경제 발전이란 거창한 핑계로 외식을 나서는 겁니다. 결코 보복 소비가 아닙니다. 그런데 하필 닭갈비라니... 보글보글 끓는 탕이나 찌개를 좋아하는 입맛에 닭갈비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하 - 지 - 만 “자주 먹다 보면 끊을 수 없는 닭갈비의 매력에 빠질 거”라는 유혹에 순순히 따릅니다. 커다란 철판에 닭갈비가 오르고, 그 사이 동치미가 손짓합니다. 시원한 동치미는 사이다나 콜라 같은 탄산음료보다 좋아합니다. 다행입니다. 철판이 달궈지자 주인장이 나타나 잠자던 닭갈비를 휘저어 놓습니.. 2022. 5. 21.
[카페-소울 로스터리] “이런 분위기 처음이야~” 소양강변엔 소양강 처녀 대신 멋진 소나무 밭과 카페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소울 로스터리’가 있다 ‘소울 로스터리’, 주말마다 전국 여행지를 섭렵하고 있는 분이 강력 추천한 카페입니다. 전달에 전달을 받아 짬을 내어 찾아갑니다. 오늘따라 바쁘다 보니 ‘거기서 거기겠지’라는 생각부터 앞섭니다. 소양강댐을 지척에 두고 등장한 대규모 소나무 밭,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그곳에 ‘소울 로스터리’가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단번에 대자본의 힘이 느껴져 소박하고 아담한 카페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호불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워낙 규모가 크다보니 제1주차장에서 제3주차장까지 있습니다. 입구부터 세련된 디자인이 이곳 분위기를 짐작케 합니다. 이곳이 얼마나 넓은지 가늠하는 표지판입니다. 이곳에서는 축구를 하면 안 됩니다.. 2022. 5. 21.
춘천 가는 길Ⅰ 춘천 가는 길Ⅰ 용산역을 출발한 기차는 강변북로로 달리고 있다 강변북로 교각 아래 드문드문 보이는 낚시꾼들 그러나 이제 나는 그들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는다 더 이상 낚시로 밥벌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응봉역을 앞둔 중랑천에는 가마우지 떼가 쉬고 있다 어느덧 그들은 자신이 철새란 걸 잊고 있다 춘천 가는 길 마석 청평 가평 강촌 지나는 역마다 추억이 따라오고 형제들은 모두 떠났지만 아직도 그때의 꿈을 좇아 기차는 달리고 있다 2022. 5. 21.
[나만의 요리-새우덮밥] “냉장고를 털어라” 그럴듯하지만 쉽고 빠르게 만드는 새우덮밥 늘 그렇고 그런 저녁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가서 사 먹기도 귀찮아 오늘은 냉동고를 열였습니다. 먹다 남은 건 대부분 꽁꽁 얼어 있습니다. 만만한 게 냉동고인 셈이죠. 이 중에서 오늘은 두 가지만 꺼냅니다. 한 번 먹기에도 부족한 칵테일 새우와 만두입니다. 쉽고 빠르게 해 먹을 수 있는 방법, 그렇습니다. 그럴듯하지만 간단한 새우덮밥입니다. 해동된 새우에 맛술과 후춧가루로 살짝 밑간을 합니다. 양파 반 개와 대파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둡니다. 식용유를 조금 넣고 달궈진 프라이팬에 새우를 익힙니다. 새우는 생각보다 빨리 익습니다. 다 익기 전에 썰어놓은 양파와 대파를 넣고 볶습니다. 어느 정도 익으면 준비한 양념장을 넣습니다. 양념장이라야 별 거 없습니다. 물, 간장,.. 2022.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