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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맛집

[닭갈비-비와별닭갈비] “닭갈비, 양배추의 반란이 시작되다!”

by 피터와 나무늘보 2022. 5. 21.

 

‘춘천 = 닭갈비’, 누구 맘대로 이런 공식을 만든 거야!

잘했자나~ 잘했어~

 


닭고기와 양배추 - 환상의 만남 

숨죽여 지낸 양배추의 반란이 시작되다!


 

 

오늘 저녁은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 무작정 먹자골목으로 향합니다.

주말이니 지역경제 발전이란 거창한 핑계로 외식을 나서는 겁니다. 결코 보복 소비가 아닙니다. 

그런데 하필 닭갈비라니...

 

보글보글 끓는 탕이나 찌개를 좋아하는 입맛에 닭갈비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하 - 지 - 만

“자주 먹다 보면 끊을 수 없는 닭갈비의 매력에 빠질 거”라는 유혹에 순순히 따릅니다.

 

 

커다란 철판에 닭갈비가 오르고, 그 사이 동치미가 손짓합니다.

시원한 동치미는 사이다나 콜라 같은 탄산음료보다 좋아합니다. 다행입니다.

 

 

철판이 달궈지자 주인장이 나타나 잠자던 닭갈비를 휘저어 놓습니다.

이곳은 닭갈비가 완성될 때까지 절대 손을 대면 안 됩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최상의 맛을 선사하겠다는 이 집의 방침인 모양입니다.

암튼 편해서 좋습니다.

 

막간을 이용하여 반쯤 익은 양배추를 안주 삼아 참이슬을 부릅니다.

그런대로 먹을만합니다.

양배추에 반주라...

 

황혼에 접어드신 아버님은 매일 양배추를 드셨습니다.

당시 아버님은 “카베츠는 자주 먹는 게 좋아”라고 말씀하셨죠.

 

 

아버님 말씀처럼 양배추는 뛰어난 효능을 지닌 채소입니다.

양배추의 효능에 대한 얘기는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우선 미국 타임스에서는 세계 3대 장수식품 중 하나로 양배추를 선정했습니다.

‘버릴 게 하나도 없다’는 양배추의 대표적인 효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거 닭갈비 먹다가 공부 쪽으로 빠지는 분위기네...

 

암튼 최대한 간단히 소개하면, 위염 및 위궤양 등 위 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 뛰어난 항암효과로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성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탁월한 피부미용 효과, 여성질환 예방, 여드름 예방, 장 기능 개선, 뼈 건강에 효과, 빈혈 개선, 다이어트 및 변비 예방, 이외에도 더 있지만 그만하죠.

 

뭐 이 정도면 거의 만병통치약이라고 할 수 있네요

 

 

닭갈비집에 와서 양배추 예찬론을 펼치는 건 생뚱맞지만 이왕이면 알고 먹는 게 좋겠죠.

닭과 양배추의 조합, 누가 시작했는지 알 수 없지만 지혜로운 방법을 찾은 건 분명합니다.

 

그 사이 주인장이 나타나 철판 위의 닭갈비를 또 한 번 휘젓고 가십니다. 

오늘 이 집은 손님이 꽉 찬 ‘만석’입니다. 인원 제한이 풀려 손님이 많다고 하시네요.

좋은 일입니다.

 

 

닭갈비가 어느 정도 익어가지만 아직 먹을 때는 아닙니다.

참이슬은 재촉하는데... 할 수 없이 떡볶이가 안주를 대신합니다.

 

 

달큰 짭조름한 떡볶이는 뒷맛이 맵습니다.

참이슬이 화들짝 놀라도 어쩔 수 없습니다. 닭갈비 차례는 좀 더 기다려야 하니까요.

 

 

주인장이 슬며시 나타나 또 한 번 철판을 뒤집습니다.

들들 볶이는 닭갈비, 저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죠.

 

 

다 익은 것처럼 보이는데 주인장께선 “다 됐다~” 할 때 먹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이럴 땐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드디어 허락이 떨어졌습니다.

 

참이슬 한 잔에 닭고기 한 점을 더합니다.

맛있습니다. 기다린 보람이 있습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모처럼 경기가 살아난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런데 다른 분들의 철판을 보니 깻잎이 춤추고 있습니다.

아하~ 가락국수 사리와 깻잎이 어울려 놀고 있네요.

당연히 주문합니다. 

 

 

우리 철판에도 우동사리와 깻잎이 동참하여 닭갈비와 함께 춤을 춥니다.

주인장의 스킬, 내공이 엄청납니다. 

 

 

자, 이제 의기투합하여 하나로 똘똘 뭉쳤습니다.  

 

 

젓가락에 잡히는 대로 일단 먹어봅니다. 맛있습니다.

구구절절 다른 말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깻잎에도, 상추잎에도 잘 어울립니다.

사진을 잘 보시면 깻잎과 상추잎이 뒷면이라는 걸 눈치채셨을 겁니다.

이렇게 하면 잎 뒤면의 꺼끌거림을 피해 부드럽게 드실 수 있습니다.

이미 그렇게 드신다고요? 미안합니다. 괜히 아는 체했네요. 

 

 

공기밥을 주문하자 철판 바닥부터 정리해 줍니다. 그리고 시작된 볶음밥의 향연~

대단한 스킬 제2탄입니다.

연속동작으로 보시겠습니다. 

 

 

볶음밥은 철판 바닥에 납작 엎드려 일정 부분 누룽지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누룽지인 듯 아닌 듯, 닭갈비 누룽지는 식감이 도드라지고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그걸 다 해치우지 못하고...’ 남았습니다.

이럴 땐 주인장에게 포장을 부탁합니다. 나중에 먹으면 맛이 없는데...

하지만 귀갓길 제 손엔 닭갈비 봉지가 달랑달랑하며 동행합니다. 

 

 

닭갈비 2인분, 참이슬 한 병, 우동사리와 밥 한 공기 모두 34,500원입니다.

주말 외식, 잘 먹었습니다.

 

집에 가는 길, 꼬부랑 길, 취해서 그렇게 보이는 건 아닙니다.

 


 

 

 

 

사족;

음식은 문화입니다.

춘천을 알려면 닭갈비 맛부터 알아야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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