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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ut] 사다리차는 몇 층까지 올라갈까요? 여름으로 가는 비가 내립니다. 모종을 심은 농가는 안심하는 분위기입니다.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사’라는 행사를 치르게 됩니다. 이곳 아파트에 새로 이사 온 집이 있네요. 마음의 여유를 찾은 탓인지 평소 눈여겨보지 않았던 사다리차가 눈길을 끕니다. 이곳은 15층짜리 아파트인데, 13층으로 이사를 온 것입니다. 문득 사다리차는 몇 층까지 이사가 가능한지 궁금해집니다. 해서 이사업체에 물어보니 사다리차는 20층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아파트가 20층만 있는 게 아닌데 더 높은 곳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요. 다행이 사다리차는 종류에 따라 28층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더 높은 곳은? 사다리차는 어렵고 곤돌라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이사한다고 합니다. 참 별 걱정 다하죠. 살다보면 이것저것 궁금.. 2022. 5. 8.
[경매장] 춘천 홍천 간 국도에서 만난 유쾌한 경매장 ‘밤일’이 아니라 ‘밭일’이라니까~ “밤일 두 번에 5천원 맞는 거죠?” “밤일이 아니라니까!” “아까 분명히 밤일이라고 하고선...” “그런데 아직도 그게 돼?” 한바탕 폭소가 터집니다. 경매인이 하자가 있는 목장갑을 비닐봉지에 꽉꽉 담아 경매대 위에 올려놓고, 두 봉지에 5천 원이라는 파격가를 부릅니다. 하자가 있다고는 하나 작업용이나 농업용으로 손색이 없는 목장갑입니다. 나이가 지긋한 경매사가 ‘밭일’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 것을 손님은 ‘밤일’로 알아들은 것입니다. 그러니 ‘밤일 두 번에 5천 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 것입니다. 경매장 안은 자지러집니다. 저는 경매장을 처음 가봤습니다. 일부러 간 것도 아니고 춘천에서 국도를 타고 홍천 가는 길에 ‘경매장’이란 간판을 스치듯 몇 번 봤지만 .. 2022. 5. 8.
[연탄불 돼지갈비] 춘천에서 마포 공덕동 ‘최대포집’의 향수를 만나다 추억과 낭만 가득한 ‘연탄불 돼지갈비’ 오래전, 그러니까 30~40년 전 서울 샐러리맨들에게 무교동은 낙지, 청진동은 해장국, 오장동은 냉면, 그리고 공덕동에는 연탄불 돼지갈비구이로 유명한 최대포집이 성지에 다름없는 맛집이었습니다. 이에 질세라 충무로는 노가리와 골뱅이 소면이 최고의 맥주 안주였고, 인쇄골목과 접한 을지로는 닭한마리가 퇴근길 직장인들의 애환을 달래주었습니다. 그 시절, 마포 최대포집의 밤 풍경은 우리네 삶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는 인간미 넘치는 공간이었습니다. 퇴근 시간이 지나면 공덕동5거리는 최대포집을 찾는 사람들로 붐볐고 주차장은 시장통처럼 혼잡했습니다. 최대포집의 대형 천막 안은 흙바닥이었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밟고 밟아 아스팔트처럼 검게 변했고, 연탄불에 지글지글 구워지는 돼지갈.. 2022. 5. 8.
[소갈비살] 소금이 고기를 만나면 ‘설탕’이 된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더 맛있게 먹자! 코로나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듯 거리와 음식점은 사람들로 붐빕니다. 이른바 ‘보복소비’라고 하는, 그동안 집콕이나 마스크 속에 잠들어 있던 욕망을 분풀이 하듯 해소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저녁은 한 달에 한두 번쯤 가는 소갈비살집에 갑니다. 일 년 전부터 소갈비살을 즐겨 먹고 있는데 한 집만 다니는 게 아니다 보니 고기집마다 맛과 분위기가 다릅니다. 오늘 찾은 집은 몇 개월 전에 알게 되었고 이후 그곳만 다니고 있습니다. 오늘 얘기는 고기집 소개가 아닌 저만의 맛있게 먹는 방법을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숯불에 이어 여러 가지 반찬과 갈비살이 접시에 담겨 나옵니다. 한결 같은 상차림이 정겹습니다. 갈비살은 뭉텅고기처럼 나오는데, 취향에 따라 잘라먹으라며 가위가 따라옵.. 2022.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