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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맛집33

[나만의 맛집-태평소] 우연히 찾은 ‘맛집’이라 더 반가워 춘천권 술꾼들의 성지(聖地) ‘태평소’를 가다 모처럼 지인들과 만나기로 합니다. 장소는 그쪽에서 정했는데 춘천 퇴계동에 있는 ‘연탄불 돼지갈비집’입니다. 얼마 전 다녀온 곳이라 사정을 얘기하니 흔쾌히 다른 곳을 가자고 합니다. 그래서 결정된 곳이 퇴계동 ‘태평소’입니다. 이름을 많이 들어본 것 같아 나중에 확인해보니 우리가 갈 곳이 본점이고, 그동안 다녔던 스무숲길에 있는 태평소는 석사동 분점이었습니다. 두 곳 모두 ‘맛집’으로는 손색이 없는 곳입니다. 오후 5시30분에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조금 일찍 나가 주변을 둘러보니 한산합니다. 태평소 안에는 두어 팀 정도만 자리하고 있습니다. 약속시간에 맞춰 지인들이 도착합니다. “빈자리가 제법 있다”라고 했더니 “조금만 기다려보라”며 웃습니다. 숯불이 들어오고 .. 2022. 5. 28.
[나만의 음식-간짜장] 나는 왜 간짜장 마니아가 되었나 ‘중국집=짜장면’ 공식은 ‘짬뽕 시대’로 멀어져 가고 간짜장면을 고집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사전투표를 하고 나오는 길, 브런치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중국집’을 보니 발길이 멈춥니다. 무작정 들어갑니다. 간짜장을 주문합니다. 예전엔 ‘중국집=짜장면’이었습니다. 입학식이든 졸업식이든 짜장면은 모처럼 가족이 둘러앉아 먹는 외식의 최고봉이었죠. 세월이 흘러 ‘우동’의 인기(있기나 했는지 모르지만)도 사라지고 ‘짬뽕 시대’가 열립니다. 전국적으로 짬뽕열기가 타오른 것입니다. 그 열기는 아직도 식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짜장 아니면 짬뽕이 아닌 간짜장으로 달립니다. 오래전에는 국민들의 생활경제 지표의 하나가 짜장면 값이었습니다. 간짜장은 짜장면보다 보통 1,000원 정도 더 비쌉니다. “그게 그.. 2022. 5. 27.
[주인장만 맛집] 막국수를 ‘막’ 하는 집을 다녀와서 “잘 먹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한 달 새 ‘장고 끝 악수’가 두 번째입니다. 아무리 시장해도 맛이 없는 건 없는 겁니다. 사람마다 입맛은 제각각이겠지만 공통적으로 ‘맛이 없다’ 면 정말 맛이 없는 겁니다. 사관학교 교범 중에는 ‘역 주변에서는 음식을 먹지 말라’는 내용이 있다고 합니다. 이는 ‘뜨내기손님’ 취급을 받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어제부터 ‘내일 점심은 막국수!’라며 5일장 먹자골목에서도 침을 꿀꺽 삼키며 찾아간 집입니다. 주차장에 차량이 많아 안심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집 전용 주차장이 아니었습니다. 식당을 나오며 기분 좋은 식사를 망쳤다는 생각에 우울해집니다. ‘입맛’을 결정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식당의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영양소의 풍부함, 안전성과 건전성이 과.. 2022. 5. 23.
[불고기-뚜레한우] 내공 깊은 집, 맛 걱정 필요 없어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기 오후 서너 시가 되면 간식이 생각나야 하지만 오늘은 유독 배가 고픕니다. 점심으로 먹은 막국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죠. ‘차라리 분식점에서 먹는 게 나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식당에서는 메뉴판의 맨 위의 것을 선택하라’, ‘주차장에 차가 많은 집에 들어가라’는 등 잘난 체했던 게 머쓱할 정돕니다. 춘천IC에서 가까운 ‘뚜레한우’를 찾았습니다. 이 집은 갈비탕과 불고기를 자주 먹었던 곳이고, 맛도 인정받는 곳이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공이 있는 집이니까요. 잘 먹고 나오는 길에 스지 한 팩도 샀습니다. 불고기 한 상이 차려집니다. 저녁시간이 아님에도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붐빕니다. 김치와 깍두기, 무생채 등 기본 반찬과 푸짐한 소불고기가.. 2022. 5. 23.
[닭갈비-비와별닭갈비] “닭갈비, 양배추의 반란이 시작되다!” ‘춘천 = 닭갈비’, 누구 맘대로 이런 공식을 만든 거야! 잘했자나~ 잘했어~ 닭고기와 양배추 - 환상의 만남 숨죽여 지낸 양배추의 반란이 시작되다! 오늘 저녁은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 무작정 먹자골목으로 향합니다. 주말이니 지역경제 발전이란 거창한 핑계로 외식을 나서는 겁니다. 결코 보복 소비가 아닙니다. 그런데 하필 닭갈비라니... 보글보글 끓는 탕이나 찌개를 좋아하는 입맛에 닭갈비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하 - 지 - 만 “자주 먹다 보면 끊을 수 없는 닭갈비의 매력에 빠질 거”라는 유혹에 순순히 따릅니다. 커다란 철판에 닭갈비가 오르고, 그 사이 동치미가 손짓합니다. 시원한 동치미는 사이다나 콜라 같은 탄산음료보다 좋아합니다. 다행입니다. 철판이 달궈지자 주인장이 나타나 잠자던 닭갈비를 휘저어 놓습니.. 2022. 5. 21.
[삼겹살] 사각튜브에 가둔 ‘육즙’, 굽기실력이 빛났다 소고기처럼 맛있다는 돼지고기? 그건 이미 돼지고기가 아니다 이건 돼지의 자존심 문제다! 오늘처럼 우울한 날에는 삼겹살이 제격입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로 힘들어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막상 맞닥뜨리면 난감해집니다. 이럴 때 기분을 풀어주는 것이 삼겹살입니다. 퇴근 후 집앞에 있는 '우리 동네 유명한 맛돼지'로 향합니다. 스스로 '우리 동네에서 유명하다'라고 하니 믿어야겠죠? 사실 이 집은 여러 차례 찾았던 곳입니다. 술 한 잔을 하다 보면 이곳 사장님이 깔끔한 성격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뭐니뭐니 해도 이곳 사장님의 스킬은 삼겹살 굽기에 있습니다. 돼지고기 굽기의 달인 중 한 분에 속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직접 구워 먹기로 합니다. 아르바이트생이 숯불을 정상 가동한 후 돼.. 2022. 5. 20.
[국밥]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국밥’ 이야기 밥하기 귀찮을 땐 가까운 국밥집으로! ‘국밥’은 말 그대로 국에 밥을 넣어 먹는 음식의 총칭 저녁 준비하기 귀찮아하는 분위기, 이럴 땐 무조건 외식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한우 갈빗집으로 가는 것은 당근 부담이 됩니다. 파스타나 돈가스는 밥 먹은 거 같지 않고... 해서 가장 무난한 국밥집을 찾아갑니다. 스무숲거리에 있는 ‘자미해장국’은 올해 첫날 춘천 의암호에서 해돋이를 본 뒤 아침을 먹었던 곳입니다. 단골도 아니고 맛집이라 찾아간 것도 아닌 그저 아는 곳이 이곳뿐이라 간 것입니다. 배는 고프고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을 때 어슬렁거리며 찾아가는 만만한 곳이죠. 우거지소고기해장국과 참이슬을 주문합니다. 국밥의 이름짓기는 쉽습니다. 국밥에 많이 들어가거나 자랑할 만한 재료를 이름에 넣는 것입니다. .. 2022. 5. 17.
[연탄불 돼지갈비] 춘천에서 마포 공덕동 ‘최대포집’의 향수를 만나다 추억과 낭만 가득한 ‘연탄불 돼지갈비’ 오래전, 그러니까 30~40년 전 서울 샐러리맨들에게 무교동은 낙지, 청진동은 해장국, 오장동은 냉면, 그리고 공덕동에는 연탄불 돼지갈비구이로 유명한 최대포집이 성지에 다름없는 맛집이었습니다. 이에 질세라 충무로는 노가리와 골뱅이 소면이 최고의 맥주 안주였고, 인쇄골목과 접한 을지로는 닭한마리가 퇴근길 직장인들의 애환을 달래주었습니다. 그 시절, 마포 최대포집의 밤 풍경은 우리네 삶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는 인간미 넘치는 공간이었습니다. 퇴근 시간이 지나면 공덕동5거리는 최대포집을 찾는 사람들로 붐볐고 주차장은 시장통처럼 혼잡했습니다. 최대포집의 대형 천막 안은 흙바닥이었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밟고 밟아 아스팔트처럼 검게 변했고, 연탄불에 지글지글 구워지는 돼지갈.. 2022. 5. 8.
[소갈비살] 소금이 고기를 만나면 ‘설탕’이 된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더 맛있게 먹자! 코로나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듯 거리와 음식점은 사람들로 붐빕니다. 이른바 ‘보복소비’라고 하는, 그동안 집콕이나 마스크 속에 잠들어 있던 욕망을 분풀이 하듯 해소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저녁은 한 달에 한두 번쯤 가는 소갈비살집에 갑니다. 일 년 전부터 소갈비살을 즐겨 먹고 있는데 한 집만 다니는 게 아니다 보니 고기집마다 맛과 분위기가 다릅니다. 오늘 찾은 집은 몇 개월 전에 알게 되었고 이후 그곳만 다니고 있습니다. 오늘 얘기는 고기집 소개가 아닌 저만의 맛있게 먹는 방법을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숯불에 이어 여러 가지 반찬과 갈비살이 접시에 담겨 나옵니다. 한결 같은 상차림이 정겹습니다. 갈비살은 뭉텅고기처럼 나오는데, 취향에 따라 잘라먹으라며 가위가 따라옵.. 2022.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