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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맛집

[소갈비살] 소금이 고기를 만나면 ‘설탕’이 된다

by 피터와 나무늘보 2022. 5. 7.

소갈비집 상차림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더 맛있게 먹자!

 

코로나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듯 거리와 음식점은 사람들로 붐빕니다. 이른바 보복소비라고 하는, 그동안 집콕이나 마스크 속에 잠들어 있던 욕망을 분풀이 하듯 해소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저녁은 한 달에 한두 번쯤 가는 소갈비살집에 갑니다. 일 년 전부터 소갈비살을 즐겨 먹고 있는데 한 집만 다니는 게 아니다 보니 고기집마다 맛과 분위기가 다릅니다.

 

오늘 찾은 집은 몇 개월 전에 알게 되었고 이후 그곳만 다니고 있습니다. 오늘 얘기는 고기집 소개가 아닌 저만의 맛있게 먹는 방법을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숯불에 이어 여러 가지 반찬과 갈비살이 접시에 담겨 나옵니다. 한결 같은 상차림이 정겹습니다. 갈비살은 뭉텅고기처럼 나오는데, 취향에 따라 잘라먹으라며 가위가 따라옵니다.

 

뭉텅고기처럼 크고 각진 갈비살. 식성에 따라 두 조각으로 잘라 먹기도 합니다.

 

석쇠에 갈비살을 올립니다. 처음에는 대여섯 조각을 올려 굽기 시작합니다. 한쪽 면이 익으면 뒤집기 시작하는데 모든 단면을 골고루 익히므로 귀찮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익히면 겉바속촉이 됩니다.

 

겉은 바삭할 정도로 잘 익고 속은 부드러운 '겉바속촉'입니다.

 

가위로 잘라보면 겉은 바삭하게 익었지만 속은 육즙이 그대로 갇혀서 씹을 때마다 특유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게 됩니다. 같은 고기라도 익히는 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입니다.

 

고기집의 기본인 간장소스. 양파와 부추가 조화를 이룹니다.

 

잘 구워진 갈비살은 양파와 부추가 들어간 간장소스에 찍어 먹거나 무 초절임에 싸서 먹기도 합니다. 또 익숙한 방법인 상추나 깻잎에 싸서 먹기도 합니다.

 

무 초절임은 자극적인 맛으로 식사 중후반에 먹는 게 현명합니다.
잘 구운 갈비살에 소금을 살짝 찍으면 단맛이 나는 신비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다른 방법은 그냥 소금만 살짝 찍어 먹는 것입니다. 이때 소금이 단맛으로 변하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소주 한 잔에 소금 찍은 갈비살, 정말 깔끔합니다.

 

고기는 한꺼번에 굽기보다 바로바로 구워 먹는 것이 좋습니다.

 

고기는 익자마자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한 사람이 계속 굽는 게 좋습니다. 고기 굽는 걸 즐기는 사람들도 있는데, 제가 바로 그 경우입니다. 입안에서 풍성한 육즙을 즐기려면 아무래도 바로 구워 바로 먹는 게 으뜸입니다.

 

고기집의 국률인 된장찌개. 짜다면? 물을 더합니다.

 

오순도순 술잔을 나누다 된장찌개와 공깃밥을 주문합니다. 고기집에서 된장찌개는 국률입니다. 몇 잔 더할 요량이라면 된장찌개에 밥을 조금 말아 살짝 끓이면 훌륭한 안주가 됩니다. 기분 좋은 시간입니다.

 

된장찌개와 공기밥의 절묘한 만남. 한두 잔 남은 술안주로 제격입니다.

 

모처럼 외식을 했습니다.

마침 시장기가 있던 터라 갈비살, 된장찌개, 공깃밥 그리고 소주 모두 맛있었습니다. 적당한 취기에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늦은 산책을 합니다. 한여름을 앞둔 참 좋은 시간입니다.

 

"참 맛있습니다."

두 사람이 기분 좋게 먹은 금액; 35천 원

생갈비살(14,000), 소주(4,000), 된장찌개(2,000), 공기밥(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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