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되었던 봉평장
꾸물꾸물했던 날씨가 봉평장에 도착하니 쾌청해집니다. 신기한 일입니다.
봉평 전통시장은 평창군의 시장으로 봉평면 창동리에 있습니다.
오일장으로 열리는데, 춘천 풍물시장과 같은 2, 7일입니다.
봉평 오일장에는 현지 농가에서 나온 농산물과 멀리 바다에서 온 수산물을 비롯하여
곡류, 먹거리 코너, 의류, 잡화 등 다양한 품목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장날이 되면 100여 개 점포가 활기를 띠고 전국 각지에서 온 손님맞이로 북적입니다.
전국에는 많은 오일장이 있지만 이곳 봉평 오일장은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곳이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기 때문입니다.
교과서에도 실린 이 소설은 전국의 장을 떠돌며 물건을 파는 장사꾼이 사랑의 장소인 봉평장을 잊지 못해 매번 찾아온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시장나들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메밀 음식을 먹어보는 것입니다.
강원도 산골마을, 봉평에서 메밀은 밀을 대신하는 먹거리로 다양한 메밀 요리가 발달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메밀국수, 메밀전, 메밀 닭강정, 메밀 찐빵과 만두, 메밀 튀김과자 등 메밀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볼 수 있습니다.
봉평장 먹거리 골목에는 메밀을 주 재료로 한 것 외에도
붕어빵과 어묵, 족발, 메추라기 구이 등등 먹을 것이 넘쳐납니다.
점심시간이 되지 않았는데도 어르신들이 간이 천막 안에서 막걸리에 메밀전, 메밀 전병,
족발 등을 안주로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파안대소하며 정담을 나누십니다.
5월 하순의 봉평장은 감미로운 향이 가득합니다.
시장 구경을 하다보면 과일향과 꽃향기가 곳곳에서 뿜어져 나옵니다.
잘 볶은 땅콩과 마늘을 샀습니다.
보는 것마다 사고 싶었지만 두어 군데 들릴 곳이 있어 다음으로 미룹니다.
사족
봉평장 먹거리 골목에는 다양한 먹거리만큼 온갖 얘기가 오갑니다.
이미 막걸리 몇 잔에 불콰해진 어르신이 한 말씀하십니다.
“봉평은 이효석이 먹여살리는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봉평 때문에 가산(이효석의 호)이 있는 거지.”
막걸리잔이 다시 한 번 오갑니다.
다툼이 일어날 줄 알았는데 유쾌하게 정리가 됩니다.
“닭이나 계란이나 그게 그거지. 둘 다 있음 더 좋은 거 아냐?”
시장나들이의 즐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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