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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사-영화와 드라마

[영화-아들에게 권하는 인생 영화(5)] 시네마 천국

by 피터와 나무늘보 2022. 6. 23.

시네마 천국

Cinema Paradiso, Nuovo Cinema Paradiso, 1988


 

알프레도와 토토의 나이 차를 뛰어넘는 우정

엔리오 모리꼬네의 아름답고 감미로운 선율

 

 

1980년대의 이탈리아 로마, 유명한 영화감독인 살바토레 디 비타(Salvatore Di Vita)는 어느 날 늦게 귀가합니다. 그리고 동거하는 여자친구로부터 살바토레의 고향 마을에서 ‘알프레도(Alfredo)가 죽었다’는 부고 전화가 걸려왔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그리고 잠자리에 누운 살바토레의 회상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토토, 영화에 빠지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시칠리아 섬에 있는 마을 지안칼도(Giancaldo)에서 살던 꼬마 토토(살바토레의 아명)는 시간만 나면 마을에 있는 유일한 영화관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에 가는 영화 마니아입니다. 영화가 끝나면 영사실에 드나드는데, 영사기사인 알프레도에게 쫓겨나기 일쑤입니다. 토토는 영화를 상영하는 영사기술을 배우는 것을 원했으나 알프레도는 좋은 직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여기서 알프레도의 대사가 걸작입니다.

 

“맨날 혼자 있고, 노예 같은 생활이야. 같은 영화를 백 번도 넘게 보고, 배우에게 미친놈처럼 중얼대고, 휴일도 부활절도 쉴 수 없어. 성금요일만 쉬는데,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그날도 못 쉬었겠지.”

 

 

토토의 푼돈까지 필요했던 시절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참이라 징병되어 소련에 가 있는 남편 없이 토토와 어린 동생을 돌봐야 하는 어머니는 토토가 영화에 미쳐 있는 걸 그다지 반기지 않습니다. 어린 토토가 마을 성당 신부의 일을 도우면서 버는 푼돈도 살림에 보태야 하는 판국에 토토는 그 돈으로 영화를 보는 데 열중했고, 결국 생필품 살 돈까지 영화 보는 데 쓰다가 어머니에게 걸려 호되게 맞기도 합니다. 게다가 토토가 모아놓은 필름들을 화로 가까이에 놓았다가 불이 날 뻔하고, 동생이 다칠 뻔한 사건 이후 토토를 알프레도와 어울리지 못하게 됩니다.

 

 

알프레도에게 영사기술을 배우다

늦은 나이에 초등학교 졸업 자격시험을 보러온 알프레도는 토토에게 답안지를 보여 달라고 하고, 그 대가로 토토에게 영사기술을 가르쳐주게 됩니다. 영사기술을 가르쳐 주고 배우면서 두 사람은 급격히 가까워집니다. 그 와중에 극장에서 틀어주는 국영 뉴스에서 전사자 명단이 새로 나왔다는 소식을 접한 토토는 어머니와 같이 전사자 신상 확인을 하게 되고, 결국 아버지가 전사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토토는 슬피 우는 어머니 손에 이끌려 집으로 가며 극장 포스터로 붙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속의 클라크 게이블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짓습니다. 얼마 전 토토는 알프레도의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할 때 알프레도에게 “아버지의 얼굴을 아느냐?”라고 물었고 알프레도는 “클라크 게이블을 닮았다”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어린 토토는 죽음이라는 걸 아직 몰랐습니다. 그냥 영화를 보고 영사기술을 배우는 재미에 빠지게 됩니다.

 

 

전소된 시네마 천국, 알프레도의 실명

그러던 어느 날, 알프레도가 야외 상영을 하던 중 방심한 사이 영사기 필름에 불이 붙고 불길은 삽시간에 번져 영화관이 전소됩니다. 모두가 불을 피해 도망치는 와중에 토토는 불타는 극장에 뛰어들어 정신을 잃은 알프레도를 구해냅니다. 알프레도는 토토에 의해 목숨은 건졌지만 실명하고 맙니다. 다행히 스포츠복권 당첨으로 벼락부자가 된 나폴리 출신의 시치오의 도움으로 영화관은 새로 지어지고 새 영화관의 영사기사는 토토가 맡게 됩니다. 어린 나이에 직업을 얻은 토토는 학교를 그만 다니려고 하지만 알프레도의 충고로 고등학교까지 계속 다니게 됩니다.

 

 

토토, 사랑에 빠지다

고등학교 시절, 토토는 새로 전학 온 여학생 엘레나를 보고 사랑에 빠집니다. 처음에는 짝사랑이었지만 결국 엘레나와 이어져 연애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집안이 부유한 엘레나의 아버지는 돈도 빽도 없는 가난한 영사기사인 토토와의 연애를 반대했고, 힘든 연애를 이어가던 도중 설상가상으로 토토에게 영장이 나옵니다. 게다가 엘레나는 아버지가 전근 가기 때문에 이사를 가야 했습니다. 군대 가기 전날 엘레나와 마지막으로 만나기로 하지만 엘레나는 오지 않았고, 토토는 제대하고 1년 만에 돌아오지만 엘레나와의 연락은 완전히 끊어진 상태였습니다.

 

 

깨진 첫사랑 때문에 실의에 빠진 토토에게, 알프레도는 “희망이 없는 마을을 떠나 로마로 가서 너의 일을 찾아라”라고 충고합니다. “절대 돌아오지 말고 편지도 하지 말라”는 알프레도의 말을 가슴에 새긴 채 토토는 로마로 떠납니다. 토토는 로마로 가서 유명한 영화감독이 됩니다. 그리고 알프레도의 충고대로 30년 동안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첫사랑 엘레나와 30년 만에 재회

회상에서 현실로 돌아와, 토토는 알프레도의 부고를 받고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알프레도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고향을 돌아보지만 마음은 공허합니다.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엘레나와 꼭 닮은 여성을 발견하고 그녀의 뒤를 따라간 결과, 그 여성은 엘레나의 딸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연락처를 수소문한 토토는 중년이 된 엘레나와 전화로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만남을 청하지만 엘레나는 거절합니다. 낙담한 토토는 부둣가에서 홀로 생각에 잠깁니다. 마을에서 토토가 갈만한 곳을 어렵지 않게 찾아온 엘레나의 차 안에서 두 사람은 30년 만에 재회합니다.

 

 

엘레나는 과거의 사실을 이야기해줍니다. 당시 엘레나는 토토를 만나러 영화관에 찾아왔지만 중간에 시간이 엇갈려 만나지 못했고, 마침 거기 있던 알프레도에게 사실을 말하고 쪽지도 남겼다고 합니다. 그러나 알프레도는 그 사실을 숨겼고, 토토도 쪽지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것입니다. 엘레나는 부모가 정해준 약혼자와 파혼하면서까지 토토를 찾았지만, 토토가 로마로 가서 30년 동안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만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토토는 알프레도를 원망하지만, 엘레나는 알프레도의 충고 덕분에 희망 없는 마을을 떠나 성공하게 된 거라고 위로합니다. 다음 날, 토토가 엘레나에게 전화하지만 엘레나는 “이미 과거는 과거이며, 다시 사랑할 수 없다”고 말하며 이별을 고합니다.

 

 

알프레도의 유품 필름에는...

30여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보니 TV와 비디오에 밀려 문을 닫은 영화관 ‘시네마 천국’은 철거될 예정이었습니다. 토토는 수년간 폐허로 방치된 채 을씨년스럽고 적막이 흐르는 극장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이곳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음을 실감합니다. 추억이 담긴 극장이 폭발로 철거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본 다음, 알프레도의 유품인 필름 한 롤을 가지고 로마로 돌아옵니다. 그 필름은 알프레도가 과거 신부의 검열로 편집되었던 수많은 키스 및 여자 가슴 노출 장면을 모아놓은 것이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키스 신을 보며 토토는 알프레도가 자신의 인생에 남겼던 흔적을 돌이켜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영화는 끝납니다.

 

 


시네마 천국

Cinema Paradiso, Nuovo Cinema Paradiso, 1988

공개 : 1990.07.07.

장르 : 로맨스 멜로

국가 : 프랑스, 이탈리아

러닝타임 : 122분

 

 

 

사족

삶은 영화다

영화는 ‘빛의 놀음’이라는 말처럼, 영사기를 통해 스크린에 다양한 형상이 나타납니다. 우리의 삶, 모든 순간순간이 필름입니다. 오늘 영화는 잘 찍으셨나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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