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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와 산책

[산책-춘천호] 산책보다 낚시, 블루길 성화에 지쳐

by 피터와 나무늘보 2022. 6. 7.

물속 생태계 위협은 배스보다 블루길이 더 심해

- 치어와 알까지 싹쓸이하는 블루길 -


 

밤비가 내립니다. 단비입니다. 오늘 낮에는 춘천호를 다녀왔습니다.

산책과 낚시를 겸해 나선 길입니다. 춘천댐을 건너자 기념석이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춘천댐은 다산길 7구간의 중간에 위치합니다.

 

춘천호 밤나무골로 향하는 길 언덕에는 토종꿀 채취를 위한 벌통이 여러 개 놓여 있습니다. 신기하다고 가까이 다가가면 벌에 쏘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밤나무골 진입로 정상에 올라서면 시원하게 펼쳐진 춘천호 풍광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점입가경(漸入佳境)이라, 밤나무골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더 멋진 풍광이 펼쳐집니다.

 

원당 표석. 이곳에는 오랜 옛날에 용이 자라 등천한 곳이라는 전설이 있습니다. 이곳 마을에 둥근못이 있다 하여 원당리라 불렸다고 합니다. 표석 뒤에 아주 작은 인공 연못이 있는데 갑자기 큰 물고기가 뛰어올라 놀라기도 했습니다. 

 

 멀리 루어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트를 타고 나타났습니다.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스마트폰 줌 기능을 사용하여 확대 촬영한 것입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죠. 낚싯대 한 대만 펴고 잠깐 낚시, 그러니까 짬낚시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나오는 것은 오로지 블루길뿐입니다.

 

지렁이를 탐한 녀석들이 찌를 가만두지 않습니다. 처음 몇 번은 재밌더니 이내 흥미를 잃어버립니다. 블루길이 너무 많은 탓입니다.

 

잠깐 사이에 10여 마리를 넘깁니다. 이 녀석들은 ‘이식승인법’에 맞게 처리하였습니다.

 

 

돌아오는 길, 38도선 기념석에서 잠시 쉬었다 갑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라 뜨거운 햇살은 피했지만 낚시만큼은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밤나무골 입구에 세월낚시터 수상좌대가 있었습니다. 해마다 5월 붕어 산란기가 되면 전국 각지의 낚시객들이 몰려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젠 추억으로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사족

진짜 무서운 녀석은 블루길

우리 물속 생태계를 위협하는 어종은 ‘퇴치어종’과 ‘유해어종’으로 나뉩니다. 퇴치어종은 우리 생태계에 위협을 가하는 물고기로 배스와 블루길이 대표 어종입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블루길보다는 배스가 위협적이라고 인식하는 데 있습니다. 배스는 어식어종으로 살아있는 생물(물고기, 매미나 송충이 따위)을 먹이로 삼습니다. 그러나 블루길은 국내 토종어류의 알부터 치어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죠. 그런데도 사람들은 배스만이 생태계를 위협하는 주범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배스는 영리한 녀석이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블루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물가를 찾는 기회가 있다면 가벼운 채비로 블루길을 많이 잡으시길 바랍니다. 간단한 장비로 손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며, 퇴치어종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잡은 블루길을 놓아주어서는 안 됩니다. ‘이식승인법’에 의하면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본디 어려웠던 시절 국민들의 단백질 보충을 위해 들여온 녀석이라 집에 가져가서 요리를 하면 맛있습니다. 참고로, ‘유해어종’은 떡붕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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