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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맛집

[나만의 맛집-춘천 스시마루] 추억의 회전초밥을 떠올리며

by 피터와 나무늘보 2022. 6. 4.

문득 회가 먹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음식은 기분 따라 맛이 달라져


 

며칠 전부터 회가 먹고 싶었지만 주변에는 마땅히 갈 곳이 없습니다. 지난해 지인들의 초대를 받고 스무숲 먹자골목에 있는 횟집에 갔다가 ‘차라리 보글보글 끓는 탕이나 찌개를 먹지’라며 아쉬워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일반 회집이 아닌 회전초밥집을 갑니다.

이웃해 있는 고깃집 단골이라 지나다니면서 몇 번 본 적이 있는 ‘스시마루’라는 회전초밥 전문점입니다.

 

 

한때 회전초밥집이 유행하던 적이 있습니다.

서울시내 상권이 어느 정도 형성된 곳이라면 한두 집은 있었던 것이 ‘회전초밥집’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눈 깜짝할 새 생겼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 종종 봤습니다. 그래서 새로 생긴 회전초밥집은 미루지 않고 간 기억이 있습니다. 요란한 상차림의 횟집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지만 간단하게 입맛대로 먹기에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조금 이른 시간인지 첫 손님이 되었습니다.

회전판에는 이미 다양한 초밥이 간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회전판에서 내린 접시입니다. 광어맛이 납니다. 제 기준엔 조금 작다 싶은데 맛은 있습니다. 생선초밥은 대부분 숙성시킨 선어로 만들기에 은은하고 깊은 맛이 나는 게 특징입니다.  

 

 

이 집 생선초밥에는 고추냉이(와사비)가 들어있지 않아 식성에 맞게 먹을 수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 식성을 알 수 있습니다. 퓨전롤, 타다끼 등이 있지만 일단 생산초밥만 먹습니다.

 

 

이것저것 먹으면서 느끼는 것은 초밥이 조금 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입니다. 입안에서 꽉 찬 정도는 아니더라도 회와 밥알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기에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물론 제 경우입니다. 

 

 

해가 길어진 탓인지 밖은 훤합니다. 하기야 이제 시작이니까요.

 

 

잠시 쉬어가는 것처럼 새우튀김으로 변화를 줍니다. 

 

 

이번엔 새우입니다.

 

 

문어입니다.

 

 

생선초밥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이제야 메뉴판을 봅니다. 참이슬 추가와 함께 생선머리구이(도미)를 주문합니다.

 

 

도미머리 구이는 주문 후 2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그사이 퓨전롤을 맛봅니다.

 

 

이 집 참 깔끔하고 단정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그 사이 손님들로 좌석은 꽉 찼고, 회전판에 빈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변함없는 참이슬. 오늘은 혼자가 아닙니다.

 

 

오징어 중의 으뜸이라는 갑오징어입니다. 갑을병정의 갑! 맛있습니다.

 

 

도미머리 구이가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살짝 덜 구워졌나 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바삭한 게 잘 구워졌습니다. 살은 촉촉하며 식감이 뛰어납니다. 

 

생선 머리와 생선 대가리

그런데 잠시 ‘생선 머리’가 맞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대가리’로 알았는데... 그래서 확인해 봤더니, 국립국어원에서는 ‘생선 대가리’, ‘생선 머리’ 둘 다 가능하다고 합니다.

예전부터 사람의 경우 주로 ‘머리’를 쓰고, 동물은 주로 ‘대가리’를 써서 생선도 ‘생선 대가리’라고 해 왔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머리’를 비하하여 ‘대가리’라고 쓰다 보니 ‘대가리’ 자체가 비속어로서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져서 ‘생선 대가리’조차도 쓰기를 꺼려하게 되고 ‘생선 머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사전에도 ‘머리’의 뜻풀이에 동물의 대가리를 가리키는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이 집의 ‘생선머리구이’는 맞는 표현입니다.

 

 

조금씩 덜어내 머리구이를 즐깁니다. 역시 맛있습니다. 대부분의 북미, 유럽 사람들은 머리의 참된 맛을 모른 채 깨끗하고 뼈 없는 살코기만 선호한다고 합니다.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에서는 버려지는 생선 머리를 식탁 위에 올리도록 제안할 정도입니다. 생선머리에는 비타민A, 오메가 지방산, 철분, 아연과 칼슘이 더 많이 함유되어 영양가가 높다고 합니다.

 

 

회전판은 거의 비워지고 어느새 밖은 어두워졌습니다. 이제 일어날 시간입니다. 기분 좋게 다양한 생선초밥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밝을 때 들어가서 어두울 때까지 한 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스시마루

강원도 춘천시 석사동 904-1

전화 : 033-635-5406

 

영업시간

평일

점심 11:40~14:30

저녁 17:00~21:00

토요일

점심 12:00~16:00

저녁 17:00~21:00

(매주 일요일 휴무)

 

 

 

사족

어두일미(魚頭一味)와 어두육미((魚頭肉尾)

우리가 간혹 쓰는 말 중에 ‘어두일미’라는 게 있습니다. 이는 물고기는 머리가 특히 맛있다는 뜻입니다.

비슷한 어감의 어두육미는 ‘물고기는 머리 쪽이 맛있고, 짐승 고기는 꼬리 쪽이 맛있다는 뜻입니다.

갈비탕 대신 꼬리곰탕이나 먹으러 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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