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게 추억했던 막국수의 맛, 이곳에 있었네
처음 막국수를 먹어본 것은 1980년대 초 강원도 인제군 원통에서였습니다.
간판이랄 것도 없는 작고 허름한 집이었는데, 아직도 그 맛을 잊지 못합니다.
맛은 추억이자 기억입니다.
푸릇한 시절, 군복을 입고 먹었던 ‘원통 막국수’는 이후 ‘막국수는 이래야 한다’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마치 어머니의 손맛에 길들여진 것처럼…
얼마 전에 포스팅 한 ‘주인만 맛집-막국수’ 편은 그런 기억과는 거리가 먼,
다른 이들도 공감하는 그저 그런 맛이라 불쾌한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처음 가본 ‘시골막국수’는 원통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물론 그보다 진일보한 맛이지만 기분 좋은, 행복한 시간이 되었던 것이죠.
동치미 국물을 한 국자 넣고 물막국수를 준비합니다.
어떤 맛일지 설렙니다.
드디어 맛을 봅니다.
비빔이나, 물 막국수 모두 맛있네요.
면이 툭툭 끊어지는 것이 메밀의 자랑이라지만 그것도 적당해야 합니다.
너무 메밀의 특성만 강조하다보면 먹기 불편하거나 식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사용했던 최민식의 대사를 빌려와야겠습니다.
“내 이랄줄 알았다!”
클리어! 맛을 대신 표현합니다.
다음에 지나는 길이 있다면 식사 때가 아니어도 들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밖에는 아직도 대기줄이 늘어서 있는데, 의자가 있어서 편하게 기다립니다.
토요일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대기 손님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손님들로 북적이기에 이곳 서비스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지만 내오는 음식마다 정갈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건 당연합니다.
토요일, 햇살 가득한 점심시간은 행복합니다.
다음 행선지인 소양강댐을 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춘천, 갈 곳도 보고 싶은 곳도 많은 도시입니다.
시골막국수
강원 춘천시 신북읍 율문길 100
033-242-6833
사족
‘여유가 있어서 여행을 가는 게 아니라 여행을 가니까 여유가 생기는 것’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모든 게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닌
새로운 눈을 가지는 것이란 생각이 드는 오후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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