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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맛집

[나만의 맛집-춘천 장터왕족발] 껍질의 쫀득함과 육질의 촉촉함

by 피터와 나무늘보 2022. 6. 6.

 


우연이 필연이 되는 순간, “돼지가 살아서 왔다!”


 

오전 일찍 출발하려던 야외 나들이는 역시 게으름 때문에 정오가 다 되어 길을 나섭니다. 의암호에서 춘천호로 이어지는 국도는 제겐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입니다. 춘천댐에 도착하여 잠시 쉬려니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예정된 코스는 남아있는데 비가 내리는 겁니다. 차라리 폭우였다면 돌아갈 명분이라도 삼을 텐데, 지나가는 비입니다. 그래서 목적지인 춘천호 밤나무골을 향합니다.

 

 

오후 내내 산책과 짬낚시, 독서 등으로 파라솔 아래에서 뒹굴다가 저녁나절이 다 되어 일어납니다. 시장기가 몰려옵니다. 오늘은 외식을 해야겠습니다. 마음속으로 정한 집이 있어서 전화를 하니 휴일이라 쉰다고 합니다. 난감합니다. 그때! 멀리 족발집이 나타납니다. 바로 ‘장터 왕족발·보쌈’ 집입니다.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테이크아웃 주문을 하니 마치 기다렸다는 듯 계산과 함께 포장된 족발이 나옵니다. 참 빠릅니다. 우연히 들린 집인데, 내공이 물씬 풍깁니다.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이 자리하고 계십니다. 생각할 것 없이 음식을 잘하는 집입니다.

 

 

귀가 후 포장지를 열어보니 메인인 족발과 무절임무침, 배추·상추·쑥갓 등의 채소, 장떡, 배추된장국이 들어있습니다.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매우 준수하고 모범적인 차림입니다.

 

 

상을 펴고 본격적인 시식에 들어갑니다. ‘우연’이 ‘필연’이 되는 순간입니다. 맛있습니다. 족발 껍질의 쫀득함과 육질의 촉촉함이 어울립니다. 돼지고기는 새우젓이 필연입니다. 환상의 궁합이죠.

 

 

상추잎을 뒤집어 새우젓을 살짝 찍은 족발과 무절임무침, 마늘을 올립니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습니다. 이맛을 기대한 겁니다.

 

 

맛있습니다. 조금 지나친 표현을 빌리자면, “돼지가 살아서 왔습니다!” 과했나요? 뭐 어차피 참이슬 탓으로 돌릴 생각이었습니다.

 

 

 

 

장터왕족발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 380-7

연락처: 033-244-0982

 

사족

매일매일 잘 살아야

미국의 시인이자 수필가인 에머슨은 말합니다.

“인생에 있어서 잘못 알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현재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매일매일이 그해 최고의 날이라는 것을 마음속 깊숙이 새겨야 합니다. 돈만 많다고 잘 사는 게 아니라 바로 그날을 충실하게 즐기는 사람이 잘 사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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