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만의 맛집

[나만의 맛집-오수물막국수] “막국수집에서 ‘보쌈’의 재발견!”

by 피터와 나무늘보 2022. 6. 27.

 


오수물막국수, 맛집으로 인기 있는 이유를 알겠네...

모처럼 찾은 시골집에서 정성으로 낸 음식 맛보듯

 


 

엊저녁부터 오늘 점심은 막국수로 정했습니다. 단서가 붙긴 했죠. 장맛비가 오지 않으면... 일기예보 상으론 점심은 집에서 먹는 게 맞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먹구름이 잔뜩 끼어 언제 장대비가 내릴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비가 올 듯 말 듯 점심시간 가까이 이어집니다. ‘막국수’가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출발합니다. 목적지는 ‘오수물막국수’, 처음 가보는 곳입니다. 좁은 길로 들어서서 한참을 가며 ‘이런 곳에 유명 맛집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심지어 대기 줄까지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에 들어서니 커다란 입간판이 보입니다.

 

평소 같으면 대기 줄이 길어 한참을 기다려야 했는데 장맛비 소식에 기다리지 않고 그대로 들어갑니다.

 

입구 우측에는 ‘백년가게’와 춘천시에서 지정한 ‘좋은식단 모범음식점’이라는 간판이 붙어있습니다. 이미 여러 곳에서 인정한 음식점이라는 얘기죠. 

 

 

주방과 붙어있는 룸을 배정받았습니다. 분주히 오가는 음식점 종업원들과 손님들이 어울려 조금 풍을 더하면 마치 잔칫집 분위기입니다.

 

아, 여러 방송사에서도 다녀간 모양입니다.

 

맨 처음 보쌈이 나왔습니다. 미리 밝히지만, 먹는 데 정신이 빠져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습니다. 암튼 부들부들한 돼지고기는 뜬금없이 오래전 장생포에서 먹었던 고래고기가 생각납니다. 한눈에 봐도 촉촉하고 부드러운 돼지고기, 새우젓만 있으면 최강의 맛을 보장합니다.  

 

상추에 보쌈김치, 수육 그리고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것이 새우젓입니다. 쌈장을 넣으시겠다고요? 뭐, 입맛대로 드시는 거죠.  

 

보쌈에 따라 나온 촌두부입니다. 손두부가 아니고 메뉴의 이름처럼 촌두부가 어울리기는 하지만 손님들 중에는 그냥 손두부로 부르시기도 합니다. 어찌 됐든 개인적으로는 그닥... ‘손부두’를 먹기 위해 인제 내린천까지 가는 극성스러운 입맛을 고려한다면 이건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막국수용 백김치와 열무김치입니다. 모두 적당히 잘 익어서 맛있습니다. 특히 백김치는 아삭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고 간이 적절하여 좋았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막국수입니다. 역시 다른 집과 마찬가지로 물을 많이 넣으면 물막국수, 적게 넣으면 비빔막국수가 됩니다. 그러니 물막국수니 비빔막국수니 하는 메뉴는 따로 없습니다.

 

겨자입니다. 반강제로 혹은 어쩔 수 없이 등 떠밀려서 하는 경우를 ‘울며 겨자 먹기’라고 하는데, 오늘은 웃으며 겨자 먹기를 하고 있습니다. 아, 겨자 얘기 하나 더 하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개발된 독가스 무기인 ‘겨자 가스’는 겨자와 냄새가 유사할 뿐 겨자 성분은 들어있지 않다고 합니다.

 

좌측이 따뜻한 육수, 오른쪽이 차가운 육수입니다. 전 차가운 것을 택했습니다. 

 

오수물막국수집은 1993년 개업하여 3대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분위기는 잔칫집에 온 것 같습니다. 음식 맛을 논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 집 친절하고 맛있습니다.

 

 

 

오수물막국수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585

연락처: 033-242-4714

 

 

사족

돼지고기엔 왜 새우젓인가

돼지고기의 주성분은 단백질과 지방입니다. 단백질이 우리 몸에 필요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기 위해서는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프로테아제가 필요합니다. 또 사람들이 지방을 먹으면 췌장에서 나오는 리파아제라는 지방 분해 효소의 작용을 받아 지방이 가수분해 되어 지방산과 글리세린으로 바뀌어 흡수되는데, 지방 분해 효소의 힘이 부족하면 지방이 분해되지 못해 설사를 일으킵니다. 그런데 새우젓에는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와 지방분해효소인 리파아제가 많아 돼지고기의 소화를 돕습니다. 김장철이면 어머니가 돼지고기 수육을 내놓으시며 꼭 새우젓과 함께 먹으라고 하신 이유가 있었네요. 조상들의 슬기가 우리 음식 곳곳에 숨어있는 겁니다.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