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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맛집

[나만의 맛집-복순이아구찜 퇴계점] “먹고 죽으라는 얘기?”

by 피터와 나무늘보 2022. 6. 25.

 


오늘 처음 만난 ‘복순이’, 양만 많은 줄 알았는데, 맛까지...

결국 먹고 죽으라는 얘기 아닌가


 

점심시간은 훨씬 지났지만 그렇다고 저녁을 먹을 시간도 아닌데 ‘아구찜’을 찾아 나섭니다. 보름 전부터 먹고 싶었지만 마땅한 기회가 없었고, 그렇게 해서 찾아간 집이 ‘복순이아구찜’입니다.

 

공지천을 따라 많은 음식점이 있습니다. 아귀찜을 먹고자 찾아갔더니 ‘해물찜’ 간판이 먼저 반깁니다.

 

‘복순이아구찜’, 제대로 찾아왔네요.

 

흔히 생각했던 아구찜집과는 다른,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낯설게 느껴집니다. 이곳에서는 해물찜과 아구찜 두 가지가 주 메뉴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대, 중, 소도 없습니다. 양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고 무조건 아구찜을 주문합니다. 매운 정도를 얘기하시는데 ‘보통’으로 해달라고 했습니다.

 

 주인장이 권하는 자리에 앉으니 밖이 훤하게 보입니다. 물론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죠. 과연 어떤 아구찜이 나올까 궁금합니다. 그 사이 아구찜에 대한 공부를 합니다. 아구찜은 아귀를 이용한, 경남 마산(현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유래된 찜 요리입니다. 표준어는 아귀찜이나 경상도 사투리로는 ‘아구찜’으로 불립니다. 고춧가루와 다진 파, 마늘 등으로 매운맛을 내고, 미더덕, 콩나물, 미나리 등으로 시원하고 개운한 맛을 냅니다. 전통적인 마산 아귀찜을 만들기 위해서는, 찬바람에서 20~30일간 말린 아귀를 위의 재료와 함께 양념에 섞어서 양념이 잘 배게 해야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 생아귀를 사용합니다.

 

시원한 미역국부터 나옵니다.

 

양배추 샐러드

 

고구마 맛탕

 

오이와 무 초절임

 

아귀를 찍어먹을 고추냉이 간장을 미리 준비합니다.

 

드디어 아귀찜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양이 너무 많습니다. 서너 명이 먹어도 충분한 양입니다.

 

부드럽고 촉촉한 아귀 살입니다. 통통합니다. 여기에 더해 아삭아삭한 콩나물과의 조합이 참 좋습니다.

 

아귀의 이리(魚白, 白子)입니다. 

 

아귀찜에 꼭 들어가는 시원한 맛의 미더덕입니다.

 

먹어도 먹어도 줄어드는 느낌이 없습니다. 매운맛은 ‘보통’으로 했는데, 다른 집과는 달리 조금 맵습니다. 그러니 보통의 맛을 즐기는 분이라면 이 집에서는 순한 맛으로 주문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주 메뉴판은 아예 없고 추가 메뉴만 한쪽 벽에 달랑 걸려 있습니다. 그 사이, 남은 아귀찜은 포장을 부탁하고 볶음밥을 만들어 먹기 위해 공깃밥을 주문합니다.  

 

닭갈비집 볶음밥은 그 자리에서 만들어 먹었는데, 아귀 볶음밥은 주방에서 만들어 옵니다. 맛있습니다. 참이슬을 한 병 더 주문하고, 이번에 볶음밥이 안주가 됩니다.

 

서비스 튀김이 나옵니다. 깻잎, 고구마, 새우튀김입니다. 볶음밥 안주가 부족했던 터라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드디어 바닥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맛 대신 양으로 승부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두 가지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지나가는 말처럼, “먹고 죽으라는 얘기군...”이 절로 나옵니다. 모처럼 맛있게 먹었습니다.

 

 

 

복순이아구찜 퇴계점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 번지 1층 395-15 KR

033-262-0769

 

 

사족

“아귀야, 마산 할머니를 원망하거라”

경남 마산에서 장어국을 팔던 한 할머니에게 어느 추운 겨울날 어부들이 아귀를 잡아와서 “안주를 만들어 달라”라고 했습니다. 할머니는 “이런 물고기를 왜 먹냐?”며 밖으로 던졌습니다. 아귀는 겨울 날씨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잘 건조되었고, 할머니는 북어찜 만드는 방법으로 아귀를 조리해 봤습니다. 그런데, 단골손님들이 먹어보고는 정말 맛있다며 난리가 난 것입니다. 아귀찜 요리의 탄생이며, 아귀 수난사의 시작입니다.

 

그 시절, 나만의 단골집

마산 아귀찜은 반만 말린 아귀를 쓰는데, 현재는 생아귀를 쓰고 녹말로 걸쭉하게 만드는 방식은 인천이 원조라고 합니다. 오래전, 저는 인천 ‘성진아구’집 단골이었고, 그 맛은 아귀찜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생아귀찜이 대세라서 동네 아귀찜 집은 대부분 생아귀로 전환하는 추세고, 마산 아귀찜도 말린 아귀와 생아귀가 반반이라고 합니다.

 

아구? 아귀?

표준어는 ‘아귀’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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