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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법 없는 나만의 요리

[나만의 요리-소고기무국] “바보는 귀신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by 피터와 나무늘보 2022. 5. 19.

기분대로 만들어 매번 맛이 달라지는 소고기무국

끓이거나 조리면 단맛으로 변하는 신통방통한 무


 

지난번 갈비찜을 하다가 남은 소고기를 냉동고에 잘 보관해 두었습니다. 그제 시장에서 무를 산 것은 바로 소고기무국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하는 방법은 늘 같죠. 예전에 먹었던 소고기무국을 떠올리며 있는 재료를 느낌대로 조리하는 것입니다.

 

이럴 땐 ‘귀신을 무서워하지 않는 바보’가 되는 게 좋습니다. 어차피 제가 먹을 거, 계량 없이 준비된 재료로 적당히 만드니 무서울 게 없는 ‘바보’인 셈입니다.

 

 

[1] 우선 잘 생긴 무를 준비합니다. 이때 무작정 무를 자르는 것이 아니라 사용할 부분을 정합니다. 무국이니 무의 아랫 부분을 사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똑똑하죠?

 

참고하세요.

무는 세 부분으로 나눕니다. 줄기가 붙어있는 머리 부분은 대부분 파란색입니다. 햇빛을 받았기 때문이죠. 중간과 꼬리 부분은 햇빛을 받지 않아 흰색입니다.

 

부위별 사용 방법

상단 : 생채, 무즙, 샐러드용

줄기가 나오는 무의 머리 부분으로 다른 부위에 비해 단단하고 단맛이 나며, 매운 맛은 약합니다.

중간 : 조림, 나물, 볶음, 찌개용

단맛이 강하며 활용도가 높은 부분입니다.

아래 : 국물, 육수, 절임용

뿌리 부분으로 수분이 많고 매운맛이 강합니다. 익히면 살짝 쓴맛이 돌기도 합니다.

 

결론; 익혀 먹어야 할 때는 흰 부분을, 생무를 사용할 때는 머리 부분, 즉 파란색 부분이 적당합니다. 무는 열을 가하면 매운맛이 단맛으로 변하는 신기한 녀석입니다.

 

 

[2] 취향에 따라 약간 두툼하게 나박 썰기 합니다.개인적으론 중간 불이나 약불에서 뭉근하게 오래 익히는 걸 좋아합니다. 이렇게 하면 깊은 맛이 납니다.

 

 

[3] 소고기를 준비합니다. 갈비찜을 할 때 남겨두길 잘했습니다. 소고기는 특정 부위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있는 대로 사용하는데 저는 스지(힘줄 부위)를 사용할 때도 있습니다.

 

출처: k-farmers.co.kr

참고하세요.

개략적인 부위별 요리

목심 : 국거리, 장조림, 특히 불고기에 적합

갈비 : 갈비의 위쪽은 매우 부드러워 노약자에게 적합

양지 : 질긴 부위로 오래 끓이는 요리에 적합, 맑은 육수

채끝 : 등심구이, 스테이크, 전골, 샤부샤부

 

 

[4] 냄비에 무와 소고기, 참기름을 넣고 달달 볶습니다. 참기름 양이 조금 많았습니다. ㅠㅠ

 

[5] 어느 정도 볶아지면 밥을 지을 때 나온 쌀뜨물을 붓고 끓여줍니다. 평소에는 생수를 넣었는데, 결과적으로 오지랖이었습니다.

 

 

[6] 어느 정도 끓이면 슬며시 나타나는 거품이나 이물질을 거둬줍니다.

 

 

[7] 멸치액젓으로 간을 합니다.

 

 

[8] 다진 마늘이 떨어진 걸 모르고… 완성 직전 송송 썬 파를 넣습니다.

 

 

[9] 마지막 간을 보고, 완성입니다.

 

 

[10] 그런대로 먹을 만한 소고기무국이 상에 올랐습니다.

 

 

※ 평소대로라면 맑은 국물에 무와 소고기가 제 모습을 뽐낼 텐데 오늘은 참기름 오버, 쌀뜨물과 탁한 소고기 육수로 ‘흐린 날’이 되었습니다. 맛은 거의 같으나 기분은 그닥...

 

 

사족; 파란색 이야기

무의 머리 부분이 ‘파랗다’고 한 것에 대한 설명입니다.

​신호등 불빛이 파란불이면 길을 건넙니다. 아이들은 “녹색을 왜 파란색이라 하느냐?”라고 묻습니다. 생각해 보니 실제론 녹색인 청테이프도 있네요. 왜 그런 걸까요. 하늘이 푸르다, 푸른 숲처럼, 푸른색은 파란색과 녹색을 아우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답은 반대색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합니다. 빨간색에 대한 반대색을 파란색이라고 부른다는 거죠. 두산 세계 대백과사전에는 신호등은 빨강·파랑·노랑으로 되어 있으나, 광원인 전구의 불빛이 색유리를 투과하는 과정에서 노란색은 오렌지색으로, 파란색은 초록색으로 보이게 되는 경우가 많아 철도의 운전규정에는 이를 빨간색·초록색·오렌지색으로 규정해 놓고 있다고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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