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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법 없는 나만의 요리

[나만의 요리-매실청] ‘사군자’의 매화를 만나는 시간

by 피터와 나무늘보 2022. 6. 12.

한 시간 투자로 일 년 먹을 매실청 만들기

약방에 감초처럼 요리에 도움 되는 매실청


 

오늘 세 그루의 매실나무에서 매실을 털었습니다. 그 양이 워낙 많아 많은 분들이 필요한 만큼 가져가셨고, 남은 것은 한쪽에 모아놓고 필요하신 분은 알아서 가져가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은 실한 것만 따로 모아 가져가셔서 아쉬웠습니다.

 

먼저 매실의 이물질이나 먼지는 흐르는 수돗물로 세척합니다.
심하게 상처가 난 매실은 미련없이 버립니다.

매실은 1차로 흐르는 수돗물에 씻은 후 식초와 베이킹소다를 함께 넣고 살살 비벼서 깨끗이 2차 세척합니다. 이때 그냥 세척하는 것보다 양파망을 이용하면 더 효과적이라고 하네요. 양파망이 없어서 패스~

 

 

매실 ‘배꼽’ 따내기 

 

매실에 붙은 가지는 떼어냅니다.
가지를 제거한 뒤에 남은 것이 일명 ‘배꼽’입니다.
배꼽은 이쑤시개나 작은 플라스틱 스틱으로 빼기도 하나 오늘은 그런 것이 없습니다. 궁즉통, 옷핀으로 합니다.
잘 빠졌습니다. 막상 하면 쉽지 않습니다. 이것도 여러 번 경험이 필요합니다.

 

손질을 마친 매실은 하루 반나절을 그늘에서 말렸습니다. 일이 바빠 미뤄둔 것입니다.

 

다있어에서 가장 비싼 유리병 두 개를 사 왔습니다. 아시겠지만, 다있어에서 가장 비싼 것이 5천 원입니다. 뚜껑을 열고 면포에 참이슬을 부어 병 속을 일일이 닦았습니다. 제 친구 참이슬, 참 열일 합니다. 

 

준비된 매실에 올리고당을 붓습니다. 설탕의 칼로리 때문에 걱정하는 분들이 건강하게 먹는 방법 중 하나는 올리고당을 넣어주는 겁니다. 올리고당은 매실에 설탕이 잘 묻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합니다. 

 

그렇다고 설탕이 안 들어가는 건 아닙니다. 유산균의 먹이가 되니까요. 설탕? 아주 많이 넣습니다.

 

매실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살살 섞어줍니다.

 

준비된 유리병에 담은 뒤 그 위에 설탕을 붓습니다. 매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렇게 해서 매실청 두 병이 완성되었습니다.

 

용기 가득 채우지 않았습니다. 매실청은 발효 과정에서 부풀어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여유 공간을 남기는 게 좋습니다. 용기는 숨 쉬는 항아리가 좋지만... 아무튼 사진을 보면 공간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설탕이 녹아 빈 공간을 채우게 됩니다.

 

자, 완성되었습니다.

매실은 독성 때문에 1년 이상 두고 먹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하나 보통은 3개월(100일 정도) 후 매실의 맛이 우러나면 매실청은 걸러서 용기에 담아 보관하고, 건더기는 매실장아찌를 만들거나 술에 넣으면 향긋한 매실주가 됩니다. 장아찌보단 술!

 

 

 

 

사족

매화나무? 매실나무?

정답은 간단합니다. 꽃을 강조하면 매화나무, 열매를 강조하면 매실나무가 됩니다. 꽃은 매화(梅花)라고 부르는데, 난초(蘭), 국화(菊), 대나무(竹)와 함께 사군자라고 하여 선비의 절개를 상징합니다. 퇴계 이황은 ‘매화는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말을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원칙을 지키며 의지와 소신을 굽히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있는 말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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